책을 읽어보려고 고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지금, 이 블로그도 마찬가지로 글을 써야 할 상황이 많아졌고, 회사에서의 각종 발표 자료 또한 글쓰기의 하나이다. 책을 읽는다고 글 쓰는 형태를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테지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다. 또 최근 인문학 책들 읽다가 고전 인문학까지 갔는데 내용이 너무 무거워져서 독서가 뜸해지는 거 같아 좀 가벼운 주제로 고른 이유도 있다.
하지만, 책 제목의 느낌과는 다르게 정갈한 인문학 도서를 읽은 느낌을 받아 좋았다. 대부분의 인문학 해설서가 '책을 많이 읽고, 생각해 봐라.'라고 했다면, 이 책은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이 하고, 글을 써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글쓰기를 문학적 글쓰기와 비즈니스 글쓰기로 구분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나에게 필요한 건 비즈니스 글쓰기가 맞고 덕분에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PART 2 글쓰기 기본기를 다지는 방법 7가지에서 나온 내용은 글쓰기뿐 아니라 회사 업무에 적용해도 될 것 같다. 업무 분야마다 차이가 있지만, 계속 공부해야 하는 IT 분야라면 한줄 한줄 글을 써나가듯 회사에서 자신의 능력을 쌓아가고 성장해 나간다고 생각한다. 무협지에 보면 만류귀종이라 하지 않는가. 이 7가지 방법을 나만의 방식으로, 내 생각으로, 내 업무 분야에 맞춰서 바꿔봤다. 이렇게 모방해본 이유 역시 기본기를 다지는 방법 중 2번째로 나온다.
1. 일단 써라. 글쓰기는 대작가도 어렵다.
해야 할 일이라면 일단 시작해라. 전체를 봤을 때 절대로 못 할 것 같은 일도, 할 수 있는 부분과 어려운 부분, 도움받아야 하는 부분을 나누기만 해도 가닥이 보일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처리하면서 도움받아야 야 하는 부분은 빠르게 요청하여 처리한다면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에 자신의 역량을 쏟아부을 수 있고, 이때가 엔지니어로서 가장 많이 성장하는 것 같다. 중구난방으로 일하면 남는 게 없다. 책의 내용과는 조금 어긋났을지 모르나 나한테 어려운 일은 남들도 어렵다. 안된다는 생각보다는 긍정적으로 보고 안 되면 도움을 받자.
2. 글쓰기는 창조가 아니라 모방이다.
이렇게 책의 내용을 나의 분야에 적용해서 바꿔보는 것도 모방이다. 또 반도체 설계도 역시 모방으로 시작한다. 이전 과제나 선배들이 진행한 자료, 인터넷을 통해 확인 가능한 각종 논문들이 모방 대상이다. 잘 되어 있는 것을 참고하고, 시간이 될 때는 그중에도 개선해야 할 곳을 찾다 보면 어느새 인정받는 자신을 볼 것이다.
3. 꾸준한 독서와 메모는 글과 생각의 기본 조건
논문이나 자료에 대한 활용도 있지만, 업무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책도 상관없다. 성장하는 데는 여러 가지 영양분이 필요하듯 책도 다양한 책이 필요한 것 같다. 독서는 시간을 잡아먹지만 메모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업무 중 그때그때 생각나는 아이디어들을 사소한 것부터 꼭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미뤄두는 것들까지 잘 메모해 주자. 그것들은 여유가 생겼을 때 하나하나 적용해 보자. 성장을 멈추면 뒤처지는 분야기 때문에 그다음 업무를 진행할 때는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되어 있어야 한다.
4. 깊이 있는 글은 고전에서 나온다.
업무에서 가장 기본기가 되는 것들은 자주 연습하고 강화해야 한다. 고전 문학을 읽듯이 업무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되새겨야 하는 거 같다. 반도체 설계에 사용되는 Tool은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목표로 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변함없다. Performance, Power, Area (PPA), Turn Around Time (TAT) 두 가지 (사실 네 가지?)가 기본이 아닐까 싶다. 이것들을 개선 혹은 Trade off 관계에서 최적점을 찾아내는 것이 이 분야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5. 통찰을 위해 걷고 또 걸어라.
책에서 걷는다는 표현은 진짜 걷는 거지만, 실제 업무하면서 걷기는 좀 어렵고 문제 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양한 생각을 해야 한다. 아무리 해도 안되는 상황일 때 갑갑해 하지 말고 한발 뒤에서 바라보면 손쉽게 해결되거나 다른 길이 보일 때가 있다. 목표로 하는 것은 흔들리면 안 되지만, 가는 길은 돌아가도 되고 새로 가는 그 길이 지름길일 수도 있다.
6. 질문으로 생각을 키워라
사실 5,6,7은 비슷한 내용이지만, 업무할 때는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왜 이렇게 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했는지 기준이 있어야 한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발전하기 어렵다. 아직 기준을 못 잡았거나 다른 사람이 한 작업들을 보면서 어떤 기준으로 한 건지 많은 질문을 하자.
7. 비판은 다른 시각과 깊이 있는 글을 만든다.
아무 문제가 없을 때는 기존에 하던 방식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어디선가 문제가 발생했다면 기존의 방식이 잘못 된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완벽하게 보이는 것은 있지만 완벽한 것은 없다. 같은 문제에 대해서 여러가지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 완벽을 위해 빠진 곳이 어딘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책 후반부에는 챗 GPT를 이용한 글쓰기 부분도 나왔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도고 프롬프트에 관한 건 인터넷이나 다른 곳을 통해 자신에 맞게 배우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와닿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AI가 우리 생활에 영향을 많이 주고 있고 챗 GPT 역시 우리가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항목이라고 본다. 최근 딸도 챗 GPT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유료로 사용을 시작해 봤다. 어떤 방식이 도움이 될지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있다. SKILL script 작성에도 도움을 받고 싶어서 물어봤는데, 지금 이 블로그를 인용하고 있어서 기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부끄럽지 않은 블로그가 되도록 더 꾸준히 관리해야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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