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로젝트 헤일메리 - 앤디 위어
– 과학과 상상이 멋지게 만난 생존과 협력의 이야기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태양과 지구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미생물 ‘아스트로파지’를 구제하기 위한, 한 과학자의 우주 여행 이야기다.
주인공 그레이스 박사는 임무 수행 도중 기억을 잃고, 자신이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우주에 홀로 던져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은 과학적인 이야기들이 중심이 되지만, SF 특유의 상상력이 조미료처럼 더해져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 ‘로키’와의 만남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서로 다른 별에서 온 두 존재가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묘한 우정과 연대감은 단순히 과학 소설을 넘어 ‘생존과 협력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로키와 그레이스 박사가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각종 수학 공식과 원소 기호, 단위 변환 등을 통해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예전에 과학 유튜브 채널에서 “국영수는 각각 한국, 지구, 우주에서 잘 살기 위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말이 떠올랐다.
국어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영어는 다른 나라 사람과 협력하기 위해, 그리고 수학은 다른 별에서 온 생명체와마저도 소통하고 협력하게 해 주는 언어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반전들은 스포가 될 수 있어 언급하진 않지만, 책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해 페이지를 놓을 수 없게 만든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께가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는 것은 과학과 상상력이 결합해 만들어낸 흡입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마션에 이어 프로젝트 헤일메리도 내년쯤 영화로도 나온다는데, 벌써부터 기대된다.
과학적 상상력, 협력의 가치, 그리고 인간적인 감정이 한데 어우러진 좋은 책이었다.